솔직히 저는 처음에 비에이치아이를 '원전 테마주'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뉴스에 원전 이야기가 나오면 같이 오르고, 잠잠해지면 다시 주저앉는 그런 종목이라고요. 하지만 실제로 이 기업을 파고들수록 그 판단이 얼마나 안일했는지 깨달았습니다. 2조 원이 넘는 수주잔고와 두 개의 사업 축이 맞물리는 구조, 직접 들여다본 뒤에는 완전히 다른 기업으로 보였습니다.
수주잔고 2.4조가 말해주는 것
많은 분들이 원전주를 정책 모멘텀에 기대는 투기성 종목으로 보곤 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런 시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비에이치아이의 경우는 좀 달랐습니다. 2025년 말 기준 수주잔고가 약 2.4조 원에 육박한다는 숫자를 확인했을 때, 이건 단순히 기대감이 아니라 이미 계약이 체결된 일감이라는 사실이 와닿았습니다.
여기서 수주잔고란, 기업이 수주한 계약 중 아직 매출로 인식되지 않은 금액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앞으로 벌어들일 돈이 확정된 금액'입니다. 증권가에서 2026년 매출액을 최대 1조 원으로 전망하는 근거가 바로 이 수치에 있습니다. 테마나 기대감이 아니라 이미 쌓인 일감이 숫자로 전환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다른 원전주들과는 결이 다릅니다.
저는 특히 비에이치아이의 사업 구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HRSG와 원전 BOP, 두 개의 축이 서로를 받쳐주는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HRSG(배열회수보일러, Heat Recovery Steam Generator)란 가스 터빈에서 나오는 배기열을 회수해 증기를 만들어내는 장치로, LNG 복합발전소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기자재입니다. 전 세계 LNG 발전 수요가 늘어날수록 이 장비의 수요도 함께 증가합니다. 원전 쪽이 느리게 돌아가는 시기에도 HRSG가 꾸준히 현금을 벌어다 주는 캐시카우 역할을 한다는 점, 이게 제가 이 기업을 오래 보유할 수 있었던 실질적인 이유입니다.
핵심 실적 전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2026년 예상 매출액: 약 9,500억 원~1조 원
- 2026년 예상 영업이익: 1,000억 원 돌파 전망
- 영업이익률: 11~12%대 안착 예상
- 2025년 말 수주잔고: 약 2.4조 원

체코 원전과 SMR, 모멘텀의 실체
일반적으로 원전주는 '뉴스가 나오면 오르고 끝'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체코 원전 건을 좀 더 들여다보니, 이번엔 이야기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 컨소시엄이 체코 신규 원전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단순한 가능성이 아니라 이미 경쟁에서 이긴 결과입니다. 비에이치아이가 담당하는 BOP(Balance of Plant) 분야에서 수주 가능성이 높아진 건 당연한 수순입니다. BOP란 원자로 본체를 제외한 발전소 보조 시스템 전체를 가리키는 개념으로, 터빈, 냉각계통, 배관 등 원전이 실제로 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모든 주변 설비를 포함합니다. 원전 한 기에 들어가는 BOP 규모 자체가 상당하기 때문에, 체코 프로젝트의 보조기기 수주가 현실화되면 수주잔고에 또 한 번 큰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수주 시점은 2026년 4분기로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여기에 더해 SMR 관련 사업도 서서히 윤곽이 잡혀가고 있습니다. SMR(소형모듈원전, Small Modular Reactor)이란 기존 대형 원전보다 출력 규모를 줄이고 공장에서 모듈 단위로 제작·조립할 수 있도록 설계된 차세대 원전입니다. 건설 비용과 기간을 줄이면서도 탄소 배출 없이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 에너지 전환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SMR을 포함한 원자력 용량을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출처: IEA). 비에이치아이가 SMR 기자재와 원전 폐기물 운반 용기(CASK) 사업에 발을 들여놓은 타이밍이 나쁘지 않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중장기 성장 동력은 주가에 당장 반영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쌓이면서 시장이 서서히 그 가치를 인식하기 시작하고, 어느 순간 급격하게 재평가되는 순간이 옵니다. 비에이치아이에서도 그런 흐름을 목격했습니다.

지지선 80,000원과 분할 매수 전략
솔직히 저는 이 종목을 처음 보유했을 때 80,000원대 지지선이라는 개념을 크게 신뢰하지 않았습니다. 차트보다 실적이 먼저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주가가 그 구간에서 반복적으로 지지를 받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여기서 지지선이란 주가가 하락할 때 더 내려가지 않고 반등하는 경향이 있는 가격대를 의미합니다. 기술적 분석에서 수급이 몰리는 구간을 파악하는 기본 개념인데, 비에이치아이는 2026년 들어 조정 국면에서도 80,000원 전후에서 매수세가 유입되는 패턴이 꽤 일관되게 나타났습니다. 수주잔고라는 실체가 있기 때문에 지지가 상대적으로 단단하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에서 원전 관련 기자재 기업들은 최근 6개월 기준으로 코스닥 지수 대비 뚜렷한 상승 우위를 보였습니다(출처: 한국거래소). 비에이치아이도 같은 기간 코스닥 대비 아웃퍼폼하며 주도주로서의 위치를 유지해 왔습니다. 아웃퍼폼이란 특정 종목의 수익률이 시장 평균이나 벤치마크 지수를 웃도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흐름에서 무리하게 한 번에 진입하기보다 지지선 형성 여부를 확인하며 분할 매수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종목에서 가장 크게 배운 것도 바로 그 점입니다. 확신이 있어도 가격을 나눠 사는 것, 원전처럼 긴 호흡이 필요한 사업일수록 그 원칙이 더 중요합니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핵심 체크포인트는 다음 세 가지입니다.
- 2026년 4분기 체코 원전 보조기기(BOP) 실제 수주 공시 여부
- 글로벌 LNG 수요 확대에 따른 HRSG 신규 수주 추이
- SMR 기자재 및 CASK 사업에서 구체적인 매출 발생 시점
2026년 매출 1조 클럽 가입이 현실화되는 국면이라면, 지금의 주가 조정은 단순한 약세가 아니라 다음 도약을 위한 압축 구간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는 여전히 HRSG라는 탄탄한 수익 기반과 원전이라는 거대한 성장 모멘텀이 함께 작동하는 이 기업의 사업 구조를 신뢰합니다. 체코 수주 공시, HRSG 추가 계약, SMR 첫 매출, 이 세 가지 이정표를 차례로 확인해 가며 긴 호흡으로 지켜볼 생각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참고: gemi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