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셀트리온 주가가 18만 원 선을 오르내리며 지지부진하던 때 저도 처음으로 이 종목을 진지하게 들여다봤습니다. 합병 이슈에 짓눌려 시장이 외면하던 그 시기에, 오히려 '지금이 저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026년 지금, 그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숫자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합병 후 셀트리온,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
셀트리온이 이렇게까지 주목받게 된 건 단순히 주가가 올라서가 아닙니다. 제가 직접 공시와 실적 자료를 뒤지면서 느낀 건, 이 회사가 지금 구조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 직후, 시장이 가장 우려했던 건 원가율 문제였습니다. 합병 과정에서 재고 평가 방식이 달라지며 원가가 일시적으로 높게 잡혔는데, 이게 영업이익을 갉아먹는 구조였습니다. 쉽게 말해 실제로 돈을 잘 벌고 있어도, 회계상 이익이 덜 잡히는 상황이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2026년 들어 이 재고 이슈가 사실상 해소되면서 영업이익률이 30%를 넘어설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영업이익률이 30%를 넘는다는 게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감이 오시나요? 글로벌 빅파마라 불리는 존슨앤드존슨, 애브비 같은 회사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20~25% 수준임을 감안하면, 셀트리온이 목표로 하는 이익 구조가 얼마나 탄탄한지 체감이 될 겁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증권가에서 내다보는 2026년 셀트리온 예상 매출은 약 5조 2,000억 원에서 5조 3,000억 원 수준입니다. 2025년 대비 약 30% 가까운 성장률인데, 솔직히 이건 처음 봤을 때 저도 '이게 가능한 숫자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파이프라인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그냥 나온 숫자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주가를 움직이는 세 가지 핵심 동력
그렇다면 이 숫자를 만들어낼 실제 엔진은 무엇일까요? 제가 가장 중점적으로 살펴본 세 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짐펜트라(Zymfentera)의 미국 시장 본격 침투
- 신규 바이오시밀러의 번들링(Bundling) 전략
- ADC 및 다중항체 신약 파이프라인 임상 진행
첫 번째는 역시 짐펜트라입니다. 짐펜트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피하주사(SC, Subcutaneous) 제형으로 나온 인플릭시맙 제제입니다. 여기서 SC 제형이란 병원에서 정맥 주사(IV)로 맞아야 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환자가 직접 피부 아래에 주사할 수 있는 방식을 말합니다. 환자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시장에서 기존 IV 제제를 대체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서정진 회장이 미국 현지에서 직접 발로 뛰며 PBM(처방약 급여 관리업체) 등재를 밀어붙인 결과, 주요 PBM에 속속 등재가 완료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PBM이란 미국 보험사와 약국 사이에서 약가와 급여 범위를 결정하는 중간 관리자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이곳에 등재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약도 미국 시장에서 처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이 관문을 통과하고 있다는 게 핵심입니다.
두 번째로 주목한 건 번들링 전략입니다. 스텔라라, 프롤리아, 졸레어 등 최근 출시된 바이오시밀러를 기존 제품과 함께 묶어서 판매하는 방식인데, 바이오시밀러란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특허 만료 후 유사하게 만든 복제 약품을 말합니다. 이 번들링 효과로 신규 제품들이 시장에 안착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은 실적 가시성을 높이는 데 분명히 기여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신약 파이프라인은 아직 리스크가 큽니다. ADC(항체약물접합체)란 항암제를 항체에 붙여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전달하는 차세대 치료제로, 개발 성공 시 시장 파급력이 매우 크지만 임상 실패 확률도 높습니다. 현재 4종의 후보 물질이 임상 1상을 진행 중이고 FDA 패스트트랙 지정을 목표로 한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 부분을 주가 프리미엄에 얼마나 반영할지는 개인적으로 아직 신중한 편입니다(출처: 미국 FDA 공식 사이트).

그래서 지금, 사야 할까 말아야 할까
주가를 둘러싼 긍정론과 회의론이 팽팽한 게 셀트리온의 현실입니다. 저도 보유 중에 18만 원 선이 깨질 때 손절을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그때 제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은 하나였습니다. "기업의 펀더멘털이 바뀌었나?" 답이 '아니오'였기 때문에 오히려 비중을 조금 더 실었고, 평단가를 낮추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목표 주가 25만 원을 제시하는 증권사들의 근거는 분기별 영업이익이 1분기 3,000억 원대에서 4분기 6,000억 원대까지 우상향하는 이른바 '상저하고' 흐름입니다. 이 흐름이 실제로 실현된다면 하반기로 갈수록 주가 모멘텀이 강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저는 여기서 한 가지는 꼭 짚고 싶습니다. PER(주가수익비율)이라는 지표가 있습니다. PER이란 현재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이익 대비 주가가 비싸게 형성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셀트리온의 현재 PER은 글로벌 빅파마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 그리고 삼성바이오에피스 같은 경쟁사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는 점은 냉정하게 봐야 합니다.
결국 셀트리온은 2026년 실적으로 스스로를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라있습니다. 분기마다 나오는 실적 발표를 꼼꼼히 체크하면서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제가 취하고 있는 전략입니다. 이 글이 셀트리온을 바라보는 하나의 시각을 제공해드렸으면 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참고: Gemini